대법관 임명제청권이란 — 고르는 사람과 임명하는 사람이 다를 때
Korea's constitution splits the appointment of Supreme Court justices across three actors: the chief justice nominates, the National Assembly consents, and the president appoints — a design meant to keep any one branch from stocking the court, but one that leaves several practical questions unwritten
대법관 임명제청권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권한이다. 헌법 제104조 2항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정해, 고르는 사람·동의하는 사람·임명하는 사람을 셋으로 나눠 놓았다
3줄 요약
- 구조 —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가 동의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세 단계가 모두 있어야 대법관이 된다
- 취지 — 어느 한 기관도 혼자서는 대법관을 앉힐 수 없게 하려는 설계다
- 빈칸 — 제청 방식, 대통령의 거부 가능 여부, 공석 기한은 헌법·법률 어디에도 정해져 있지 않다
핵심 질문
- 대법관은 누가 뽑아
- 한 사람이 뽑지 않는다. 헌법 제104조 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정한다. 세 주체가 각각 다른 일을 한다. 대법원장은 후보를 고르고, 국회는 그 후보에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고, 대통령은 임명한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대법관이 되지 않는다. 대법원장 자신은 다르게 뽑힌다. 헌법 제104조 1항에 따라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며, 제청 단계가 없다.
- 대법관 임명 절차가 어떻게 진행돼
- 네 단계다. 첫째,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추린다. 법원조직법에 따라 설치되는 위원회로 법조계 안팎 인사가 참여하며, 대법원장에게 후보를 추천한다. 둘째, 대법원장이 그중에서 제청할 사람을 정해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셋째,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고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연 뒤 본회의에서 표결한다.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넷째, 동의가 나오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제청부터 임명까지 통상 한 달 이상 걸린다.
-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거부할 수 있어
- 헌법에 답이 없다. 헌법 제104조 2항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임명한다고만 적었고, 대통령이 제청을 반려하거나 다른 후보를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항이 없다. 학계에서는 제청이 임명의 필수 요건인 만큼 대통령이 제청 없이 임명할 수는 없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제청된 후보를 대통령이 거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린다. 실제로 제청된 후보가 대통령 단계에서 막힌 전례는 사실상 없다. 그동안 대법원장과 청와대가 제청 전에 협의해 왔기 때문에 이 질문이 실제 상황으로 나타날 일이 거의 없었다.
- 대법관은 몇 명이고 임기는 얼마야
- 법원조직법상 대법원장을 포함해 14명이다. 대법원장 1명과 대법관 13명이며, 이 중 법원행정처장을 겸하는 대법관 1명은 재판에 참여하지 않는다. 임기는 6년이고 연임할 수 있다. 정년은 대법원장이 70세, 대법관이 70세다.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혼동하기 쉬운데 다른 기관이다. 헌법재판소는 9명이고, 대통령·국회·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지명하거나 선출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대법관 한 사람이 자리에 앉으려면 세 기관이 각각 다른 일을 해야 한다.
대법원장이 고르고, 국회가 동의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셋 중 하나만 빠져도 대법관이 되지 않는다.
1. 헌법이 정한 것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 헌법 제104조 2항
한 문장에 세 주체가 들어 있다.
| 주체 | 하는 일 | 없으면 |
|---|---|---|
| 대법원장 | 제청 (후보 추천) | 대통령이 임명할 대상이 없다 |
| 국회 | 동의 | 임명할 수 없다 |
| 대통령 | 임명 | 대법관이 되지 않는다 |
이 설계의 의도는 분명하다. 어느 한 기관도 혼자서는 대법원을 자기 사람으로 채울 수 없게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마음대로 임명하면 사법부가 행정부에 종속된다. 대법원장이 마음대로 정하면 사법부가 스스로를 재생산하며 외부 견제를 받지 않는다. 국회만 정하면 다수당이 대법원을 가져간다. 그래서 셋으로 나눴다.
대법원장 본인은 이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헌법 제104조 1항에 따라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며, 제청 단계가 없다. 대법원장을 제청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2. 실제 절차는 네 단계다
| 단계 | 주체 | 내용 |
|---|---|---|
| 1 |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 후보를 추려 대법원장에게 추천 |
| 2 | 대법원장 | 그중에서 정해 대통령에게 제청 |
| 3 | 국회 | 인사청문회 → 본회의 표결 (동의) |
| 4 | 대통령 | 임명 |
헌법에는 세 주체만 나오지만, 실무에는 앞에 하나가 더 붙는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다. 법원조직법에 근거를 둔 기구로, 법조계 안팎 인사가 참여해 후보를 추린 뒤 대법원장에게 추천한다.
이 위원회는 대법원장의 선택 범위를 좁히는 장치다. 다만 위원회의 추천이 대법원장을 법적으로 구속하는지는 별개 문제이고, 제청권 자체는 여전히 대법원장에게 있다.
3단계 국회 동의의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 +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특별다수가 아니라 일반다수다. 제청부터 임명까지는 통상 한 달 이상 걸린다.
3. 헌법이 정하지 않은 것
이 절차에는 조문이 비워 둔 자리가 여럿 있다. 평소에는 관례가 그 자리를 채운다.
| 질문 | 헌법·법률의 답 | 그동안 채운 것 |
|---|---|---|
| 제청을 어떤 방식으로 하나 | 없음 | 사전 협의 후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직접 방문 |
| 대통령이 제청을 거부할 수 있나 | 없음 | 거부한 전례가 사실상 없음 |
|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언제까지 국회에 내야 하나 | 없음 | 통상 제청 직후 |
| 대법관 자리를 얼마나 비워 둘 수 있나 | 없음 | — |
| 국회가 동의안을 언제까지 처리해야 하나 | 없음 | — |
첫 줄이 2026년 8월에 실제 쟁점이 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8월 18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사전 협의 없이 서면으로만 제청했고, 청와대는 이를 "헌정사 초유의 사태"라고 표현했다.
논쟁의 구조를 정확히 보면 이렇다. 어느 쪽도 상대가 법을 어겼다고 주장하지 못한다. 방식을 정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한쪽은 "협의 없는 제청은 대통령의 임명권을 형해화한다"고 하고, 다른 쪽은 "헌법이 대법원장에게만 준 권한이고 방식을 강제한 규정이 없다"고 한다. 둘 다 같은 빈칸을 가리키며 반대 결론을 낸다.
4. 다른 자리와 헷갈리지 않기
| 대법관 | 헌법재판소 재판관 | 검찰총장 | |
|---|---|---|---|
| 인원 | 대법원장 포함 14명 | 9명 | 1명 |
| 고르는 사람 | 대법원장 (제청) | 대통령·국회·대법원장 각 3명 | 검찰총장후보추천위 → 법무부장관 제청 |
| 국회 동의 | 필요 | 대통령 지명 3명만 청문 (동의 불요) | 불요 (청문만) |
| 임기 | 6년, 연임 가능 | 6년, 연임 가능 | 2년, 중임 불가 |
가장 자주 혼동되는 것이 대법관과 헌법재판소 재판관이다. 다른 기관, 다른 일이다. 대법원은 재판의 최종심을 맡고, 헌법재판소는 법률의 위헌 여부와 탄핵·정당해산 등을 다룬다.
구성 방식도 다르다. 헌재 재판관 9명은 대통령이 3명을 지명하고, 국회가 3명을 선출하고, 대법원장이 3명을 지명한다. 세 기관이 각각 3명씩 나눠 갖는 방식이라,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세 기관이 관여하는 대법관 방식과 설계 철학이 다르다.
국회 동의가 필요한 것도 대법관 쪽이다. 헌재 재판관 중에서는 대통령 지명 몫만 인사청문회를 거치고, 국회 동의 표결은 거치지 않는다.
5. 자주 나오는 질문
Q. 대법관 자리가 비어 있으면 재판은 어떻게 되나? 대법원은 전원합의체와 소부로 나뉘어 재판한다. 소부는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되므로 한두 자리가 비어도 운영은 된다. 다만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데, 정원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내려진 판단의 정당성을 두고는 늘 논란이 붙는다.
Q. 국회가 동의안을 부결하면 어떻게 되나? 그 후보는 임명되지 않는다. 대법원장이 다른 사람을 다시 제청해야 한다. 절차가 처음으로 돌아가므로 공석 기간이 그만큼 길어진다.
Q. 대법관 정원을 늘릴 수 있나? 법원조직법을 고치면 된다. 헌법이 아니라 법률에 정해진 숫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법관 증원은 여러 차례 논의돼 왔다.
Q. 대법원장은 대법관 중에서 뽑나? 그런 요건이 없다. 대법관 경력이 없는 사람도 대법원장이 될 수 있고, 실제 사례도 있다.
6. 확인하지 못한 것
- 대통령의 거부권 여부 — 학계 견해가 갈린다. 이 글은 어느 쪽을 정답으로 적지 않았다.
- 추천위원회의 구속력 — 위원회 추천이 대법원장을 법적으로 구속하는지에 대한 판단 근거를 이 지면이 확인하지 못했다.
- 관례의 형성 시점 — 사전 협의와 대면 제청이라는 관행이 언제부터 굳어졌는지를 정리한 자료를 찾지 못했다.
- 정원·임기 규정 — 법원조직법에 정해진 값이나 개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관련 기사 — 2026년 8월에 실제로 벌어진 일은 「대법관 서면 제청 (8월 18일) — 대법원장이 청와대에 안 가고 종이만 보냈다」에 정리했다.